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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비 분석

치약은 왜 다 쓴 것 같은데 계속 나올까? | 튜브 디자인의 비밀

by 준로그s 2026. 7. 29.

안녕하세요.

 

저는 치약을 정말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쓰는 편입니다.

아마 대부분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. 오히려 "이제 다 썼다"고 느껴지는 순간부터가 진짜 사용의 시작이라고 할까요.

짜도 짜도 매번 뭔가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.

 

정말 더 이상 안 나온다 싶을 때 뚜껑까지 분리해서 짜보면, 거기서 또 1주일은 더 쓸 수 있습니다.

그렇게 뚜껑까지 분리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고 나서야 비로소 치약이 휴지통으로 들어갑니다.

 

이쯤 되면 이 튜브를 처음 디자인한 사람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.

대체 이 구조는 왜 이렇게 끝까지 뭔가를 짜낼 수 있게 만들어진 걸까요?


튜브는 애초에 '끝까지 짜내는' 구조로 설계됐다

치약 튜브를 자세히 보면 단순한 원통형 용기가 아닙니다.

 

얇고 유연한 재질을 써서 손으로 눌렀을 때 안쪽 내용물이 밀려나가도록 만들어져 있고,

밑에서부터 말아 올리면 내용물이 거의 남지 않을 때까지 밀어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.

 

플라스틱 병이나 펌프 용기였다면 바닥에 남은 내용물을 꺼내기 어려웠을 텐데,

튜브는 애초에 압력을 가하면 내용물이 이동하는 유연한 필름 구조라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밀어낼 수 있게 설계된 셈입니다.

 

뚜껑을 분리하고 짜면 더 나오는 이유도, 입구 쪽에 몰려있던 치약이 그제야 빠져나올 공간을 찾기 때문입니다.


 

용기 형태 잔여물 활용 가능성
펌프형 용기 바닥 잔량 활용 어려움
뚜껑형 병 숟가락 등 도구 필요
튜브형 손으로 눌러 끝까지 밀어낼 수 있음

"다 썼다"는 감각 자체가 착시일 수 있다

여기서 재미있는 점은, 우리가 "이제 다 썼다"고 느끼는 시점이 실제로 내용물이 없어진 시점이 아니라 평소처럼 짜는 힘과 방식으로는 더 안 나오는 시점이라는 겁니다.

 

즉 튜브 중간 부분이 홀쭉해지고 짜는 손맛이 달라지는 순간을 "끝났다"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거죠.

 

그런데 실제로는 입구 근처와 튜브 가장자리에 아직 상당량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
 

이건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소비 착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.

용기 디자인이 "이 정도면 다 썼다"는 심리적 신호를 실제 잔량보다 이르게 만들어내는 셈이니까요.


제조사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는 구조

이 부분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,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 구조가 그렇게 손해는 아닙니다.

 

오히려 "짜다 보면 어느 순간 안 나오는 느낌"이 들게 만들어야 소비자가 적당한 시점에 새 제품을 구매하게 됩니다.

 

만약 튜브가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게 쭉쭉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다면, 오히려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뚝 끊기면서 사용자가 당황하거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.

 

즉 튜브 디자인은 끝까지 다 쓸 수 있게 하면서도, 자연스럽게 교체 타이밍을 인지시키는 이중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.

저처럼 뚜껑까지 분리해서 끝까지 짜내는 사람은 이 설계 의도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쓰는 축에 속하는 거고요.


그래도 끝까지 짜서 쓰는 게 맞을까?

다만 위생 측면에서는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.

뚜껑을 분리하고 튜브를 눌러 짜는 과정에서 입구 안쪽이 손이나 칫솔에 직접 닿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.

 

마지막까지 알뜰하게 쓰는 건 좋지만, 이 과정에서 위생 관리는 한 번 더 신경 써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
마무리하며

치약이 짜도 짜도 계속 나오는 게 신기했는데,

알고 보니 이건 우연이 아니라 튜브라는 용기 자체가 끝까지 밀어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였고,

동시에 "이제 다 썼다"는 감각도 실제 잔량보다 조금 이르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진 결과였습니다.

 

이번에 이 글을 쓰면서, 평소 아무 생각 없이 하던 행동 하나에도 이렇게 설계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.

 

다음에 치약을 짤 때는 이 구조가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.

 

감사합니다.

준로그였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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